쿨머니,이로운 소비]<1-1>내 몸엔 건강,장애인에겐 일자리 '위캔쿠키'

고백컨대, 저는 이 쿠키를 좋아합니다. 제가 먹고, 친구한테도 사주고, 심지어 머니투데이 운영사이트 '쿨머니(www.coolmoney.org)'에 무료광고를 싣도록 주선할 정도로 말이죠.

이 쿠키는 일단, 맛이 착합니다. 전 초코칩쿠키 맛을 좋아해요. 나른한 오후, 쓴 커피 한 모금 넘기고 이 쿠키를 깨물면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그러면, 너무 바빠 짜증 날 때조차도 '세상은 살 만한 거야'하는 느낌이 온몸으로 밀려듭니다. 음~ 그 맛을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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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쿠키는 재료도 착해요. 제가 좋아하는 초코칩쿠키를 볼까요? 밀가루, 유정란, 버터, 소금. 국내에서 원재료가 나지 않는 설탕과 초코칩만 빼놓고는 모두 우리 농산물입니다. 계란까지 유정란이라니, 사랑스럽지 않습니까?

회사도 착합니다. 이 쿠키를 만드는 '위캔센터(www.wecan.or.kr)'는 지적 장애인들이 일하는 사회적기업이랍니다. 현재 전체 직원이 66명인데, 이중 40명이 장애인이죠.

이 쿠키를 애 있는 집에 선물하면 호응도 100%! 엄마들은 몸에 이로운 걸 기가 막히게 알아봅니다. 때로는 쿠키를 너무 많이 뺏어먹어 애 울리는 엄마도 있읍니다.

그런데 문득 '이 쿠키가 정말 몸에도 이로울까? 혹시 장애인한테 일 많이 시켜서 힘들 게 하는 거 아냐?'하는 방자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기자 직업 좋은 게 뭡니까. 궁금한 건 알아봐야죠. 지난 5일, 일본 사회적기업가들의 견학단에 슬쩍 끼어 위캔으로 '잠입'했습니다. 제가 기자임을 알리지 않은 채.

◇유기농, 공정무역커피로 만든 '이로운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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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캔쿠키 재료 준비부터 반죽,
굽기까지. ⓒ위캔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 나즈막한 동산 아래 자리 잡은 위캔센터. 준비된 실내화를 신고 안에 들어서니 수녀복을 입으신 분이 말 없이 벙긋 웃으며 견학단을 맞이합니다.

나중에 설명을 듣고야 알았어요. 그 분이 위캔센터 대표인 조진원 수녀이시란 걸요. 말씀 적으신 건 수줍음이 많으시기 때문이라더군요.

김동주 위캔센터 국장이 견학단에 위캔쿠키를 소개했습니다. 위캔은 구할 수 있는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답니다. 커피가루 등 다른 재료도 가급적 해외 농민에게 제 가격을 쳐주는 '공정무역' 거래상품을 구매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산 호두값이 1㎏당 7만원으로 올랐을 때, 위캔사람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1㎏당 호두값이 캐나다산이 7000원, 북한산이 1만원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위캔은 궁리 끝에 북한산을 선택했습니다.

◇물리치료부터 심리상담실까지 사랑 담긴 시설들

센터는 장애인이 일을 배워 자립할 수 있는 모든 시설과 전문가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1층엔 체력단련실, 교육실이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장애인 체력 단력을 위해 '헬스 키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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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직원들은 저마다 가진
기술을 육성하는 훈련을 받는다.
일본의 사회적기업가들이
김동주 위캔센터 국장의 훈련
시연을 보고 있다. 아래는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위캔의
장애인 직원. ⓒ이경숙 기자



2층엔 직업재활사, 사회복지사를 포함한 15명의 전문인력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남자직원 휴게실엔 이층 침대와 컴퓨터시설이 놓여 있습니다. 3층엔 여자직원 휴게실. 남자휴게실보다 좀 작고 아늑한 방이었습니다.

3층 끝, '물리치료실'이라고 쓰여진 문을 무심코 열었습니다. 한 장애인 직원이 전문치료사로부터 마사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미안한 마음 반, 부러운 마음 반으로 조용히 문을 닫았습니다.

바로 그 앞 '상담실'을 열어보니 각종 장난감들이 가득합니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이 놀이를 통해 맘을 치유하고 사회성을 배우는 곳"이라고 김동주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와서 일하고 싶을 만치 관심과 사랑이 담긴 시설들이었습니다.

◇완벽한 위생시설, 영민한 장애인 직원들

쿠키를 만드는 작업장으로 들어가기 전, 김 국장은 견학단에 위생복과 모자를 입히고 '에어샤워기'를 통과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에어샤워기 문이 닫히는 순간, 일행의 마지막에 섰던 한 일본인 시민활동가가 기계 안에 갇혔습니다. 사람들은 바깥에서 '열림' 버튼을 눌러댔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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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학 온 일본 사회적기업가들이
에어샤워기를 거치고 있다.
작업장 문 앞엔 손소독기가,
천장엔 자외선소독기가
설치되어 있다.(사진 위)
구워 식힌 쿠키는 정밀하게
상태를 검사 받는다.
ⓒ이경숙 기자


김 국장이 조용히 나타나 사람들의 손을 제지했습니다. 문은 자동으로 다시 열렸습니다. 작업장 안 사람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습니다. 위캔의 에어샤워기가 최첨단 자동시스템인 것을, 처음 가본 견학단이 알 리가 없죠.

장애인 직원들의 작업은 제조과정별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고운 우리밀가루를 체로 치는 사람, 노른자가 탱글탱글한 유정란을 깨어 섞는 사람, 반죽기를 돌리는 사람, 반죽을 쿠키 모양으로 찍어내는 사람, 쿠키 굽는 사람 등등.

김 국장은 견학단에 "이 중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 같냐?"고 물었습니다. 정답은 '반죽'.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를 정확한 비율로 맞춰 반죽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지적 장애인 중 작업능력이 가장 우수한 직원 몫이라고 합니다.

그 때, 자동오븐이 열리면서 갓구운 쿠키가 나타났습니다.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실내에 퍼졌습니다. 일행 모두 자신도 모르게 '와~' 입을 벌렸습니다. 한 젊은 직원이 기자한테 다가와 물었습니다.

"그런데, 일본 사람 맞아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일본인 견학단 중 한국인을 알아보다니. '젊은 총각, 지적 장애인 맞아요?'

◇ 쿠키보다 사랑스러운 소비자들

위캔은 그동안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위캔은 2005년엔 경기도 유망중소기업과 롯데마트 우수중소기업 상품에, 2006년엔 고양시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진 우수사회적기업상, 노동부장관과 행정자치부장관상을 수상했죠.

그러나 가장 큰 상은 따로 있었습니다. '소비자의 칭찬.' 위캔쿠키를 판매하는 인터넷몰에는 상품마다 칭찬 댓글이 잔뜩 달려 있습니다. 날카로운 비평도 있고요. 물론, 거기에도 애정이 묻어 있더군요. 위캔쿠키를 사랑하는 당신, 당신이 쿠키보다 사랑스럽습니다. (구매문의 : 031-969-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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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캔쿠키 6종세트 ⓒ위캔


◇ 소비자가 뽑은 위캔쿠키 베스트7
(자료: 꽃피는아침마을 위캔, 괄호 안은 구매후기 건수)

1위 '위캔 우리밀쿠키 8종선물세트(2만2000원, 구매후기 143건)'
"선물로도 딱이예요. 외사촌언니에게 선물했는데 맛있다고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해서 저도 기쁩니다. 계속 맛있고 믿을 수 있는 쿠키 많이 만들어주세요. 담엔 또 누구에게 위캔을 선보일까 고민하고 있답니다."(이민하님)

2위 '위캔 우리밀쿠키 3종세트(9000원, 구매후기 23건)
"쿠키를 좋아하지 않는데다 임신까지 하고 나니 과자도 마음대로 못먹겠더라구요. 우리밀로 정성껏 만드셨으니 더욱더 믿음이 가고 맛있는거 같습니다. 피곤한 오후가 쿠키 하나로 행복해졌네요.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이경미님)"

3위 '초코칩 쿠키'(3100원, 구매후기 17건)
"아이가 입맛이 까다로운데, 맛 있다기에 저도 먹어보았더니, 바삭바삭하고 초코칩이 그대로 살아 있는데, 씹히는 맛이 첫 번째로 아삭해서 좋았고, 초코칩의 씹히는 맛이 두번째로 입안을 사로 잡네요.(조주영님)"

공동4위 '위캔 양파쿠키(2100원)' '로즈마리허브쿠키(3100원)', '휀넬허브사브레쿠키(3100원, 구매후기 각 9건)
"양파쿠키라 양파링 맛이 날것이라 기대했는데 마늘빵 맛이 납니다. 모양도 양파 비스드름한 모양에 가격도 저렴해서 앞으로 편식(?!)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황선미님)"
"로즈마리 쿠키를 먹으면 허브향이 입안에 솨악 퍼지는데 정말 향긋합니다. 먹고나서도 깔끔하니 최고입니다. 따뜻한 원두커피와 마시면 정말 행복해집니다. 몸에도 좋은쿠키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윤경선님)"
"휀넬허브사브레 쿠키를 고3 올라가는 우리딸에게 선물했습니다. 우리딸이 너무 좋아해서 행복했습니다. 너무 달지도 않고 부드러워 정말 맛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미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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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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